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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 자전거 이야기

[국토종주 라이딩] 새는 안 울고 나만 울었다. 새재 자전거길.

도림천 버섯돌이 2025. 11. 16. 22:52

2025.11.15(토) ~11.16(일)

'새재 자전거 길' 은 남한강 충주와 낙동강 상주를 이어주는 약 100km 의 코스입니다. 새도 넘어가기 힘든 고개라는 '새재' 의 뜻처럼 국토종주의 꽃이라고 하는 '이화령' 을 넘어야 합니다.

남한강 자전거 길은 재작년 충주 탄금대에서 마감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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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라이딩] 남강한 자전거길 스탬프투어

2023.10.7~10.8.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대교' 에서 시작해 '충주댐' 까지 이어지는 총길이는 132 km 의 코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면 달리는 거리입니다만, 평지기준 80km 가 한계인 저는 하루에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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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세이브한 마지막 지점인 충주 터미널로부터 여정을 계속해 봅니다. 교통 연계를 위해 추가로 '상주보' 를 거쳐 '상주 종합버스터미널' 까지 가는 코스로 총 거리 약 125km 정도 이며 중간에 문경읍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며칠 전날까지 출발할까 말까로 고민하는 바람에 이른 아침 버스는 다 놓치고 오전 10시 버스를 예약하여 충주 터미널에서의 출발은 오후 1시가 되어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55km 정도로 길지 않은 편이지만 늦가을이라 해가 짧고 소조령과 이화령을 넘어야 해서 시간이 부족하였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는 반드시 이화령을 넘어야 합니다.

 

1일차.

센트럴시티(충청,호남선) 11번 게이트에서 충주행 버스를 탑승합니다. 지하철역은 '고속터미널' 에서 내리면 되는데 백화점을 뚫고 지나가야 해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게 그리 편하지는 않습니다. 여행객들도 많아서 짐가방도 많이 끌고 다니는데 경사로가 아닌 계단으로만 이어지게  만든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번에 자전거는 저 혼자 뿐이라서 여유 있게 뒤쪽 자리를 모두 사용합니다. 바닥에 뭔가 깔려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출발한지 2시간 15분 정도 후에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에 도착했습니다. 

 

건물내에 식당가가 있어서 든든하게 제육 덮밥을 먹고 출발해 봅니다. 제육 덮밥이 1만원이 넘다니. 물가가 많이 올랐군요.

그 유명한 '수주팔봉' 입니다. 약간 가물어서 물이 별로 없는데 수량이 많을 때 보면 더 멋있을 것 같습니다.

 

'수안보 인증센터' 까지는 계속해서 약 오르막입니다. 이미 여기서부터 체력은 슬슬 갈려나가기 시작합니다.

 

이후 '소조령' 초입에서부터 바로 끌바로 걸어 올라갑니다. 절대 무리하지 않습니다. 한 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소조령 꼭대기에는 별다른 표시도 없습니다. 좀 아쉽긴 하지만 이후 시원하게 내리막 길을 달려갑니다.

 

내리막길 속도가 거의 사라져 갈 때 쯤 '연풍면' 이라는 커다란 표석이 나오는데 거기서 살짝 옆길로 가면 '오천 자전거길' 의 시작인 '행존교차로 인증센터' 가 있으므로 잊지않고 들려서 도장을 찍어 줍니다.

 

잠시 후 '이화령 인증센터 5km' 라는 표시를 보자마자 또 자전거를 끌고 걸어서 올라갑니다. 이것은 라이딩인가 등산인가... 

 

1시간 20분 쯤 걸려서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에서의 기쁨도 잠시, 도착시간이 5시 30분 정도인데 이미 해가 지고 있어서 커피 한잔도 마시지 못하고 사진도 몇 장 찍지 못하고 바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나마 자판기에 생수가 저를 살렸습니다. 국토 종주 때 천원짜리 지폐를 꼭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내리막에서는 이미 날이 어두워져서 전조등을 켰음에도 잘 보이지 않아 더욱 조심히 내려와야 했습니다. 바람막이를 입어서 춥지는 않았는데 반장갑이라 손가락 끝이 엄청 시려웠습니다.

 

숙소 이름이 이번에도 에O스 모텔이네요. 1층 내부에 자전거를 세워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빨래도 맡기면 해준다고 합니다. 숙소가  새것처럼 깨끗한 건물은 아니었지만 사장님은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저녁으로는 다시 나가기도 귀찮아서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켜서 먹었습니다.

 

2일차.

문경읍의 아침 기온이 8시인데 0도 입니다. 실화입니까? 어제 먹다 남은 치킨과 따끈한 사발면 하나를 먹고 9시에 출발해 봅니다.

오후 12시가 되어가는데도 하늘에 해가 구름에 가려서인지 상당히 추워서 경량 패딩을 입고 주행을 했습니다.

 

'문경 불정역 인증센터' 까지는 약 내리막이어서 달리는데 큰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짧게 짧게 오르막이 몇번 나오지만 어제에 비하면 귀여운 정도.

 

겨울 초입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를 열심히 심고 계셨습니다. 여기저기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리는 곳도 많았습니다.

 

이것도 정체가 궁금하더군요. 대체 뭐지?

 

오홋. 여기서부터 낙동강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부터 한번에 온 것은 아니지만 낙동강에 도착하다니. 감격스럽습니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 근처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주보 인증센터' 까지도 아무것도 없다고 나옵니다.

뜨거운 여름날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 때 '상주상풍교 인증센터' 에 있는 '무인 얼음물 판매대' 를 만난다면 얼마나 반가울지 그제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상주 상풍교 인증센터 도장 모양을 '냉장고' 로 바꾸는게 어떨까 하는 뻘생각을 해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상주보 전에 나오는 '경천섬' 유원지 입구에서 '핫도그' 를 파는 노점이 있어서 이것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상주 상풍교 인증센터에서 상주보 인증센터로 가는 경로중 '매협재' 는 카카오 맵 네비가 알아서 우회로를 안내해 줍니다. 고마운 녀석.

 

상주보에서 '상주 종합버스터미널' 까지는 약 14km 정도로 멀진 않은데 80km/h 차량 도로가 포함되어 있고 그 길 따라서 계속 오르막이라서 약간 위험합니다. 길가에 자전거가 다닐만한 여유 공간이 있긴 하지만 차들이 워낙 쌩쌩 달립니다.

 

 

'상주종합버스 터미널' 건물에 있는 저렴한 레스토랑. 드디어 제대로 된 밥을 먹는군요.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버스 기다리며 커피 한잔.

 

'상주종합버스 터미널' 에서 탑승하는 버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 영동선)' 으로 도착하며 서울까지는 약 3시간정도 걸렸습니다. 

 

지하철역으로는 똑같이 '고속버스터미널' 입니다. 서울 사람인데도 버스 내려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을 못 찾겠습니다. 분명 지하철 표시대로 따라 갔는데도 헤메다가 지하철을 겨우 찾아갑니다.

 

국토종주 시즌이 아니라 그런지 짐가방을 단 라이더들은 별로 없었고 국토종주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부부가 눈에 띄었습니다. 부부가 무거운 짐가방을 싣고 달리는데 어떻게 나보다 빨리 가는거지. -_-;

늦가을 새재 자전거 길을 마무리 하고 낙동강까지 마주하고 갑니다. 다음번에는 본격적으로 낙동강 길을 달려야 하는군요. 기다려라 낙동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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