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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섬옥수 맑은 물이 흐르는 감성의 강. 가을 '섬진강 종주길'. 본문

등산 & 자전거 이야기

섬섬옥수 맑은 물이 흐르는 감성의 강. 가을 '섬진강 종주길'.

도림천 버섯돌이 2024. 10. 8. 23:32

2024.10.5 ~ 10.6

엄청난 무더위 때문에 7, 8월은 거의 자전거 라이딩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침 저녁 서늘한 계절이 되서야 2024년 가을 자전거 여행을 떠나봅니다. 이번 코스는 '섬진강 종주길' 입니다.

섬진강 종주길은 전라 남북도 및 경상남도를 지나는 약 150Km 정도의 코스입니다. 가고 오는 버스 시간을 계산해서 하루에 약 75km 정도씩 달리면 될 듯 합니다. 숙소는 종주길의 중간이며 곡성과 구례역 사이에 위치한 '에O스 모텔' 을 잡았습니다.

서울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전북 강진버스터미널' 로 이동 후 시작하고 완료 후에는 '광양 중마버스터미널' 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 됩니다. (어휴, 지도만 봐도 멀다.)

1일차.

오전 9시30분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 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자전거가 8대나 되네요. 다함께 가기 위해서는 앞바퀴를 분리하고 2중 3중으로 쌓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제 자전거는 비싼건 아니지만 서로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포개어 줍니다.

다른 분들은 '순창' 까지 가시는데 저는 한 정거장 전인 '강진' 에서 내리기 때문에 제 자전거가 살짝 위에 위치합니다. 

 

도착까지는 3시간 30분정도 예상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2시간 정도 달린 후 휴게소에 한번 들립니다. 여기서 15분 정도 휴식하고 주유하는데도 시간이 소요되서 4시간이 넘어서 '전북 강진버스터미널' 에 도착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아직 자전거는 출발도 안했는데 기운이 다 빠지는군요.

 

점심을 먹고 1시40분이 넘어서야 출발을 합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섬진강댐 인증센터' 가 있습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봤을 때는 카페 앞에 있었는데 어느순간 건너편 옮긴것 같더군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종주길이 시작됩니다.

섬진강과 황금빛 논과 산들이 조화롭게 보입니다. 아직 추수를 하지않은 논들이 많았지만 이미 추수를 마치고 일명 '마시멜로' 라 부르는 건초더미들도 종종 보입니다.

대부분의 길이 하천변 옆의 시멘트길이고 포장 상태가 낡아서 피로도가 좀 높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전반적으로 내리막이라서 큰 힘들이지 않고 주행할 수 있습니다.

 

출발이 늦어서인지 오후 6시쯤 됐는데 아직 첫날 목표인 숙소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갈길도 멀어서 마음이 급한데 중간에 공사로 자전거 길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곧 어두워질텐데 이쯤되니 마음이 엄청 조급해 집니다.

결국 6시 30분정도 되니 하천변 도로는 완전히 깜깜해졌습니다. 전조등이 있긴하지만 사람도 한명 없고 보이지도 않는 길을 혼자서 가려니 살짝 걱정되더군요. 체력이 줄긴했지만 다행히 봉크 상태까지는 아니고 그나마 목적지가 8km 정도밖에 안남았기 때문에 살살 달래가면서 열심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목적지를 4km 앞두고는 일반 공도가 나타났습니다. 야광반사판도 있고 도로 상태가 좋으니 숙소까지 빠르게 달려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자도가 아니라 공도가 이렇게 반갑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첫날 주행시 노면 충격이 너무 전해지는게 이상해서 보니 앞 바퀴 바람이 미세하게 세고 있었습니다. 인증센터에서 쉬는 중간중간 미니펌프로 계속 바람을 보충해 주면서 달려왔습니다. 공구통에 들어가는 조그만 녀석이긴 해도 100psi 까지는 들어가지는 듯 합니다. 다만 빵빵하게 넣고나면 양쪽 팔이 후덜덜하게 떨리긴 합니다. 자전거 공구통 구성 소개

숙소에 도착해서는 튜브를 교체하였습니다. 덕분에 다음날은 깔끔하게 라이딩이 가능했습니다.

 

숙소 근처에 식당은 몇개 없지만 그마저도 문을 닫아서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였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서 도시락이 없어서 아래 조합으로 시도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거 왜 맛있는거죠? 웬만한 순댓국밥 안 부럽습니다. 다음날 아침도 똑같이 먹었습니다.

 

2일차.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해서 오전 8시 출발하였습니다. 아침이라 강가에 물안개가 멋진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는군요.

첫날의 강들은 수위도 낮고 폭도 좁았는데 둘째날은 넓고 유유자적한 흐름의 강들로 바뀌어 있습니다.

구례 근처부터는 포장도로도 많아서 첫날보다 피로도 덜합니다. 공도와 붙어 있는 구간도 많아서 아예 일반 공도로 주행하시는 라이더분들도 많습니다.

 

'남도대교 인증센터' 에서 '남도대교' 를 건너가면 '화개장터' 가 있습니다. 웬지 넓은 벌판에 옛날 장터가 있을거라 상상했지만 막상 가보니 약간은 뜬금 없는 위치에 있고 인위적인 분위기가 많이 들어서 살짝 아쉬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인증센터인 '배알도수변공원' 에 도착했습니다.

무인인증 박스쪽이 공사중이라 다가갈 수가 없네요. 저는 인증수첩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 휴대폰으로 '사이버인증' 만 받습니다. 이게 GPS 기반이라 어쩔 수 없이 무인인증소쪽으로 끌고 가다 보니 중간정도에서 인증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광양 중마버스터미널' 에 도착했습니다. 배알도수변공원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이 약간 섞인 공도이긴 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달릴만 합니다.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긴 하지만 다행히 비가 내리기전에 도착하였습니다. 버스 시간을 기다리느라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는동안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서울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고 되어 있는데 이번에도 2시간 정도 달리고 휴게소에 들립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4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정리.

섬진강은 하행으로 가는게 약 내리막이라서 편해 보입니다. 

가을의 섬진강도 멋있지만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더더욱 인기가 많다고 하는군요. 서울로부터 가고 오는데 버스로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영산강과 함께 묶어서 종주를 다녀오기도 한다는군요.

한강의 자도와 달리 지방 하천변의 자도는 해가 지면 아무것도 안보일만큼 깜깜해 집니다. 시간계산 잘하셔서 가능한 야간에는 타지 않도록 하시고 계획에 없더라도 전조등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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