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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여행기

출발. 모스크바 도착. 아르바트거리.

도림천 버섯돌이 2012. 7. 16. 23:58

2012.7.2~7 출발. 모스크바 도착. 아르바트거리.

이야기의 시작은 이곳에서.. http://multitab.tistory.com/146


월요일 아침. 드디어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갑니다. 집앞(신림역)에서 공항버스가 있는데 월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립니다. 김포공항을 들려서 가는 버스라서 1시간 4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12시 50분 출발이었는데 공항에 도착하니 한시간도 채 안남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부터 뛰어 다닙니다. 체크인을 하면서 창측인지 통로측인지 묻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자리가 거의 다 찬 듯. 캐리어는 10Kg 살짝 넘었지만 웬지 잃어버리거나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 나머지 가지고 타겠다고 얘기합니다.

로밍을 해야하는데 줄이 만만치 않게 깁니다. 번호표 뽑고 잠시 둘러보니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옆에 있는 안내문구에 면세점안쪽에도 로밍센터가 또 있다고 합니다. 정 안되면 달려가면서 전화로라도 신청하면 되겠지 하고 뛰어 들어갑니다. 다행히 안내소 옆에 로밍센터가 또 있습니다. 대기인원도 거의 없고. 서둘러서 로밍을 마칩니다. 주의사항은 듣는둥 마는둥.

면세점은 들려볼 생각도 못 합니다. 외국항공들은 탑승동이라고해서 공항저쪽에서 탑승해야 합니다. 부지런히 달려서 셔틀기차를 타고 탑승동으로 건너갔습니다. 게이트에 도착하니 다행히 아직 사람들이 탑승중이네요. 한숨 돌릴겸 음료수 병도 챙길겸 음료수나 하나 사 마실까 했는데 이런. 탑승동엔 음료 자판기가 없네요. 뭐, 이런. 하여간 웬가게에서 생수 한병을 구입하고 여유있게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제서야 핸펀을 꺼내서 사진한장 찍어봅니다. 정말 운좋게도 이런 자리가 걸렸네요. 비상구 옆인데 다리도 길게 뻗을 수 있고 화장실 갈때 옆사람 눈치도 안봐도 될 듯 합니다. 9시간이 넘는 비행을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슬리퍼와 목베게, 눈가리개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실제는 슬리퍼만 사용했습니다.

러시아 승무원 언니들은 등치도 크고 대부분 무표정입니다. 웬지 말걸면 무서울거 같아서 별로 눈도 안 마주칩니다.  

이륙후 안정되고 한시간쯤되어서 첫번째 기내식이 나옵니다. 돼지고기였던가(?)하고 연어 셀러드입니다. 그럭저럭 맛은 있는데 전체적으로 좀 많이 짭니다. 신기한건 음식보다 먼저 음료수를 마시겠냐고 물어보네요. 저는 어영부영하다가 못 마셨다는.. 다른 사람들은 언니가 무표정하게 권해주는 오렌지쥬스만 마시더라는.

그리고 미리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로 맥주를 공짜로 주지 않습니다. 돈주고 사먹을 수는 있다고 하는 듯.

A330 편에는 다행히도 USB 포트가 달려있습니다. 덕분에 아이폰에 담아간 영화들을 배터리 걱정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웬지 묘하게 어울리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ㅎㅎ.

다른 영화 한편 더 보고 잠시 졸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두번째 기내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바짝차리고 음료수도 주문했습니다. 남들 다 오렌지쥬스 마시는데 혼자서 자신있게 스프라이트!!

다른종류는 떨어졌는지 이번에는 종류를 묻지도 않고 그냥 생선을 주고 갑니다. 장어덮밥(?) 분위기인데 이외로 맛은 좋았습니다. 옆에 햄은 역시나 짭짤... 기압차로 빵빵해진 오예스는 보나스~

9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착륙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만 들어왔던 그 최악(?)의 공항, 쉐레메체보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굉장히 넓고 깨끗합니다. 그리고 출국수속도 내외국인 상관없이 모든 창구에서 처리를 해줍니다.

원래는 입국신고서를 적어야 하는 것을 알았는데, 그런 종이도 없습니다. 당황해서 종이 없냐고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안내 요원이 그냥 가도 된다고 합니다. 잔뜩 쫄아서 입국심사대에 가서 여권만 보여주니 안에 있는 비자와 비교해서 아래처럼 프린터로 뽑아 줍니다. 오호라.. 여기도 전산화의 힘이...

그리고 중요한 것. 입국심사시 나눠주는 저 반쪽짜리 종이는 출국심사 때 필요합니다. 영수증 반절정도로 생각하고 버렸다가는 잊지못할 처절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고 합니다. 절대 버리지 마십시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세상밖으로 나가봅시다. 모스크바 시내까지 30분만에 모셔댜준다는 공항철도 '아에로익스프레스'를 타러 갑니다. 제가 내린 곳은 1층 입국장입니다. 공항철도는 3층 출국장에서 연결이 됩니다. 능력것 3층으로 올라가서 저 노란 간판을 따라가면 됩니다.  

우와. 드디어 만나는 '아에로익스프레스'. 저는 공항에서 왕복표를 끊었습니다. 가격은 590루블.

문이 닫혀있지만 당황하지 말고 문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립니다. 열차는 30분 간격으로 운영하고 밤 12시까지도 있습니다.

열차가 도착한 곳은 '벨라루스까야' 역.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러시아간판들이 저를 반겨주는군요.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한 분위기입니다. 걸어다니는 언니들이 전부 퍼레이드걸들처럼 보입니다. 차마 사진을 찍어오지는 못했으나 저 이기적인 기럭지들은 어찌하오리까...

오늘의 첫번째 미션인 민박집으로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합니다. 기차역에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지하철역이 보입니다. M.

28루블정도를 내고 승차권을 구입하고 100m쯤 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옵니다. 당황스럽게도 러시아어로만 표시가 있고 영어로 병기되어 잇지 않습니다. 완전 좌절.

한글자 한글자 비교해가며 지하철을 잡아 탑니다. 익숙해지는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구글 스트리트뷰로 돌려봤는게 도움이 됐던지, 다행히도 민박집까지 무사히 찾아갔습니다. 이런 멋진 엘리베이터가 있군요.

민박집 가는길에 본 '외무성' 건물. 정말 엄청나고 멋지군요. 이런식의 건물이 여러개된다는데 이것만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는군요. 나름 테마여행.

원래는 짐을 풀고나면 저녁이라 숙소에서 맥주나 한잔하며 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저녁 9시인데 해가 훤합니다. 숙소가 아르바트 거리 근처에 있기 때문에 한번 산책을 나와보기로 합니다.

모스크바의 관광명소중 하나인 아르바트 거리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고 불리웁니다. 거리 초입에 있는 '푸쉬킨과 그의 아내 나탈리아' 동상입니다. 푸쉬킨에 대해 아는 거라곤...'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 자세한건 인터넷 검색을 -_-;

유명한 시인. '블랏 오쿠자바'라고 합니다. 이양반은 진짜 모르겠네. 꼭 공부들 하고 가세요.

군데군데 보이는 기념품 가게들. 러시아의 명물. 마트로시카 인형들. 가격은 겁나서 못 물어봤습니다.

거리는 전반적으로 이런 모습입니다. 제가 유럽을 안댕겨와서 모르겠으나 이런걸 유럽풍이라고 하나요?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중고로 보이는 책들도 엄청 많이 쌓아 놓고 판매를 하는군요. 다 러시아어라서 패스.

 

러시아에서 무지하게 유명했다는 랄가수 '빅토르 최' 의 추모 벽화와 낙서들. 러시아 가기전에 음악이라도 한번 들어 볼까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결국 못 들어 봤다능.

젊은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기타를 치기도 하고 다양한 공연도 합니다.

 

 

이소는 유명한 러시아 음식점인 '무무'의 마스코트. 유명한 곳인데 쉽게 찾았네? 했는데 알고보니 체인점인 듯. 이소 여러마리 봤습니다.

자신있게 안으로 들어가서 오늘 저녁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사람들 따라서 쭉 줄서서 돌면서 먹고 싶은 것을 가르키면 접시에 담아줍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서 계산.

소심해서 눈치만 보며 가다가 중간에 겨우 고기 달라고 해서 받고 모라고 자꾸 말 시키길래 모르겠다고 했더니 알아서 밥으로 채워 줍니다. 음료수는 역시나 직원이 추천해준 빨간 체리같은게 들어간 달짝지근하고 걸쭉한 과일쥬스(?).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누워봅니다. 밖은 여전히 어슴프레하고 정신은 비몽사몽합니다.

밤 11시정도인데 한국시간으로 따지면 새벽 4~5시쯤이군요. 피곤할만도 하네요.

오늘은 성공적으로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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