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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여행기

뻬떼르고프. 그리고 귀환.

도림천 버섯돌이 2012. 7. 17. 00:50

2012.7.2~7 뻬떼르고프. 그리고 귀환.

넓은 방의 침대에서 편히 자니 좋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5시 밖은 훤한데다가 어떤 녀석이 새벽부터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잠이 깼습니다.

억지로 침대에 누워서 아침까지 기다립니다. 체력도 거의 바닥이 나서 굳이 아침부터 나가고 싶은 생각도 없네요.

아침을 먹고 9시가 넘어서야 상트에서의 이튿날 일정을 시작해 봅니다. 오늘 찾아갈 곳은 '여름궁전' 인 '뻬쩨르고프' Петерго́ф  입니다.

시내에서는 대충 서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에르미따주 박물관 앞에서 유람선을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약 500루블.

유럄선은 어제 타본걸로 만족하고 돈도 아낄겸 지하철을 타고 가보기로 합니다. 숙소에서 얼마만 나오면 바로 지하철이 있습니다. 마야코브스카야. Маяковская

에스컬레이터는 역시나 100m 쯤 지하로 들어가는데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바로 저 스크린 도어. 철문이 닫혀 있으면 지하철 출입구라고 생각이 안듭니다.

지하철을 타고 압또보? 'ABTOBO' 역까지 갑니다. 내려서 길을 건너면 아래처럼 생긴 미니 버스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뻬떼르고프로 가는 버스는 424번과 224 번입니다. 가격은 70루블.

그냥 눈치보고 같이 탔다가 35분쯤 달리면 오른쪽으로 녹색 철 담장이 나옵니다. 그때 사람들 따라서 같이 내리면 됩니다.

왕. 저멀리 먼가 멋있게 보이는군요. 아직 입장료는 안낸 상태입니다. 그냥 넓은 정원을 지나갑니다. 그냥 여기서 밥먹고 놀다가도 멋지겠네요.

입장료는 450 루블입니다.

 '여름궁전' 인 '뻬쩨르고프' Петерго́ф  입니다. 무지하게 넓군요. 입구에서 지도 파는데 특별히 살일은 없어 보입니다.

우왕. 황금빛 조각상들과 멋진 분수들이 저를 반겨줍니다. 표토르 대제가 만든 이궁전은 이후 황제들이 여름을 보내기 위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 자네 왔능가?

 

 

다음은 가장 유명한 분수중 하나인. 삼손분수, 삼손이 물고기 입을 찢고 있네요. 러시아가 외국 함대를 물리치는 모습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카메라 좋은거 가지고 계신분들은 한번 단체로 출사 가보심이.

무지하게 넓은 공원 곳곳에 다양한 분수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어라. 막판에 삼손 분수가 하나더 있네요? 어느게 진짜지?

굳이 사진도 많이 찍으려 돌아 다니지 않고 쉬엄쉬엄 다니면서 앉아서 구경합니다. 가방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과자들과 민박집에서 가져온 귤도 몇개.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 위해 길을 건너옵니다. 버스타는 곳에 또하나의 멋진 성당이 보이네요.

오전시간은 알차게 보낸 것 같으니 오후에는 힘내서 시내 구경을 더해보기로 합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에르미타주 박물관 건너편까지 갑니다.

정체 모를 토끼(?).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길래 저도 해봤는데 다 꽝.

피터앤 파울 요새라고 합니다.

표토르 대제 1세의 모습을 희화한 모습.

로댕의 작품입니다. '칼레의 시민'. 용감한 6인? 전세계에 12곳에 있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에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정작 이것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습니다.

피터앤 파울 대성당 이라고 합니다. 안에서 종소리로 연주하는 음악이 들려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기운을 내서 찾아간 곳은 러시아 혁명의 시작을 알렸다고 하는  '오로라 순양함' 입니다.

늦이 않은 시각이었으면 배에도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좀 늦은 편이라서 밖에서 구경만.

더불어 대중교통도 없는 곳이라서 이곳까지 걸어왔다가 돌아가려니 다리가 후들거리네요. 

이곳에서 보이는 결혼식 친구들.

민박집에서 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기차시각까지 시간을 보냅니다.

밤 11시 17분인데 훤한거 보이시나요?

아침 6시가 좀 넘어서 모스크바에 도착합니다. 이날은 숙소도 없고 저녁에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머무를 곳도 없습니다. 어짜피 유료 화장실이므로 들어가서 세수도 하고 머리 감아도 별로 눈치 보이지도 않습니다.

본의 아니게 사진에 출현하신분들께는 죄송. 저도 저런 모습으로 함께 동참을...

그리고도 한참을 기차역에서 배회합니다. 간단하게 아침도 먹고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하며 띵가띵가 시간 보내기.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다시 찾아가 가방을 모두 맡겨 버립니다. 나름 '레닌의 묘'를 보기 위해 핸드폰과 카메라까지 모두 가방에 넣어서 맡겼는데요. 이런, 공사중이라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가방 찾으러 돌아가기가 너무 힘겨운 나머지 그냥 카메라와 핸드폰도 없이 붉은 광장의 카페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사진이 있었다면 대체 ㅋㅋ> 붉은 광장 커피숍에서 폼나게(?) 카푸치노를 마시며 사람들 구경. 2시간째.

 

이후 가방을 찾아서 아르바트 거리로 돌아와 여기저기 헤메다가 다시 '무무' 에 들려서 식사를 합니다. 나름 러시아식 식단.

공항으로 가기전에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때웁니다. 러시아에만 있다는 마트로시카 텀블러. 기념품으로 하나 사왔습니다. 

가격은 작은것부터 410, 420, 430 루블. 사이즈 별로 3개 다 사올걸 그랬습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네요.

그리고 공항으로 가서 바보같이 국내선 앞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한시간 남도록 티켓팅을 안하는게 이상해서 물어보니 국제선은 저짝 이랍니다. 바보퉁이. 국제선쪽에 가보니 줄이 엄청 길게 서있습니다. 줄 줄어드는 속도는 러시아 특유의 느림의 미학.

이대로 있다간 완전 국제미아가 될것 같아서 사정사정해서 줄을 양보해가며 앞으로 진출합니다. 표 끊어주는 언니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뭐라고 합니다. 제가 아는건 windows or asile? 뿐인데요. 그건 아닌듯. 뭔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통과.

급한 마음에 열심히 뛰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전신스캐너가 있네요. 신기해라. 이러다 진짜 비행기 놓칠라. 출국하는 길에도 역시나 면세점은 구경도 못해보고 또 뜁니다. 다행히 아직 출발 안하고 기다리고 있군요.

이번 여행의 진정한 행운은 이곳에서. 앗..이런. 비지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가 된 것입니다. 우왕!! 공짜표로 러시아까지 왔는데 가는길은 비즈니스석이라니... 처음 타봅니다.

슬리퍼랑 안대는 기본으로 줍니다. 자리 엄청 넓고 일자로 펴져서 침대처럼 잘 수도 있고, 밥도 레스토랑처럼 따로 챙겨줍니다. 밥먹고 한숨자고 일어나니 개인별로 아침식사를 차려줍니다.  9시간 오는데 하나도 안피곤합니다.

비지니스석의 승무원분들은 기본적으로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근데 다 아줌마?)

 

한국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익숙한 냄새의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사람들 말하는 소리도 다 알아듣겠습니다. 무쟈게 반갑습니다.

이제 꿈같았던 러시아 여행은 추억으로 새기고 다시 피튀기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군요. 언젠가 꼭 돌아가봐야지. 그땐 러시아어 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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