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아빠의 헝그리 라이딩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 프롤로그/ 에필로그. 본문

주희랑민솔이랑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 프롤로그/ 에필로그.

도림천 버섯돌이 2010. 11. 9. 16:14
*프롤로그.

평범하고 철없는 직장인 아빠와 초등학교 2학년 딸래미의 도쿄여행기.

보통은 가족이나 연인끼리 가는데 비해 이런 조합은 나오기 힘들죠. 친구들과 일본 여행 경험은 한번 있지만 본인은 일본어 전혀 모릅니다. 과연 딸래미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가능할까나.

이 여행의 준비는 사실상 매우 오래전에 계획됐습니다. 다만 동행자가 있을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4~5년 정도 전에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면서 부지런히 모아서 아시아를 한번 돌아보자 하고 큰 기대를 품었습니다. 이후 미친듯이 카드 썼습니다. - 안 쓸일에 쓴건 아니고 이왕 나갈 돈이면 무조건 카드 결제로 -

그리고 몇년이 지난 어느때인가. 혼자서 일본, 중국, 그외 국가 정도를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로 묶어서 돌 수 있는 마일리지가 쌓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러한 계획이 있다 다녀와도 되겠냐고 마나님께 물어본 순간(미친거 아니야? 표정으로).

마나님의 대답은 역시나. NO. 어딜 혼자 가느냐. 하지만 본인은 시간내기가 힘드니 주희를 달고 가도록 해라. 헙.

못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주희라도 데리고 나가는게 어디겠냐 하는 생각에 둘이 가기엔 모자란 마일리지는 또 부지런히 모았습니다. 또 열심히 카드 생활 시작.

드디어 올해 가을 두명이 일본 왕복 가능한 6만여점을 채우고 휴가가 남아 있는 올해 떠나기로 결심을 합니다.

이때부터 또 예산 압박의 순간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순간.

혼자서 갔으면 여러명이 자는 후질그레한 숙소나 찜질방에서 하루가 가능한데 주희가 여자아이다 보니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둘이 쓰는 방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숙박비 엄청 증가.

저혼자 먹으면 요시노아 덮밥이나 편의점 도시락 등을 주로 먹을텐데, 주희는 밥 말고는 다른걸 못 먹습니다. 그나마 일본 가기전 우동이나 타코야키 같은 것을 살작 먹여보면서 테스트를 해본 정도. 돈까스는 잘 먹는데 제일 비싼 메뉴중 하나임. 맛잇는 라면도 못 먹고 오다니.

코스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디즈니랜드, 지브리박물관 등이 1순위로 오르게 되고 긴자, 시부야, 하라주쿠 같은 유흥가들은 순위에서 멀어집니다. 뭐 다른거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일본 젊은 거리좀 보겠다는데 뭐가 문제인지..흑흑.
제가 제일 좋아라 하는 일본 생맥주 먹을 기회도 줄어 들고.

혼자였으면 애지간한 거리는 걸어 다녔을텐데, 체력 관리를 위해서 지하철을 타게되고.


지브리박물관을 가기 위해서는 '미아자키 하야오' 가 누군지 알아야 하겠죠. 한달 전부터 관련 애니메이션 집중 상영 및 교육.

필수시청 목록. 천공의성 라퓨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기타 원령공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벼랑위의 포뇨 등)

국내예약사이트 http://ghibli.ktbtour.co.kr/ - 젠장 국내는 다 매진이라서 일본 사이트에서 직접 했습니다. 일본어 전혀 모름.

일본어로 예매하기 http://junistars.blog.me/40103005069 - 단 3일이내 유효.


디즈니랜드는 미키마우스 이외에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몬스터주식회사 등도 필수 시청 애니입니다. 그리고 주말에 가면 밟혀 죽는다고 하니 어떻게 해서든 평일날 코스로. 그래서 원래 3박 4일이었는데 4박 5일로 늘어난 주원인.


여하튼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여 이렇게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세웠던 스케쥴표.

1일(목) : 10:00 → 12:10 출발 + 숙소 체크인 + 지브리 (신주쿠 + 하라주쿠 + 시부야) + 도쿄도청(야경) - 서부
2일(금) : 디즈니랜드 - 동부
3일(토) : 하코네 - 서부 외곽.
4일(일) : 오다이바 + 온천 - 동부
5일(월) : 숙소 체크아웃 + (우에노+ 아사쿠사)  + 공항출발 15:30 나리타 18:30 ,귀국 20:30 → 23:10

무지하게 짱구 굴려서 짰던 스케쥴이었는데 나중에 발견한 잘 정리된 유사 스케쥴표.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9&dirId=9020101&docId=117952861&qb=64+E7L+E7Jes7ZaJ&enc=utf8&section=kin&rank=14&search_sort=0&spq=1


* 가보고 싶었으나 못간 코스
쿠사츠 온천 5600엔 - 1박에 식사 제공. 도쿄출발. 예약 - http://www.ohruri.com/
관련 블로그  http://blog.daum.net/piat5208/7724772


그리하여 드디어 여행 출발. 본격적인 여행기.

  • 1일차 :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I - 출발. 지브리 스튜디오.
  • 2일차 :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II - 디즈니랜드.
  • 3일차 :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III - 하코네
  • 4일차 :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IV - 오다이바
  • 5일차 : 주희와 함께 하는 도쿄 여행 V - 우에노공원,아사쿠사,나리따 공항


  • * 에필로그
    여행 시작전 코스, 교통편, 비용 등에 대해서 완전하게 분석이 되었어야 하는데 시간 관계상 그렇게 하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대충 어디 갈지만 정해 놓고 자세한 내용은 그 전날 숙소에 있는 컴퓨터로 검색을 하였습니다.
    이 코스에 따라서 그날 사용할 비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미리 환전을 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해가도 환차손해.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신오쿠보역에 있는데 이곳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고 한국 민박도 많은 곳입니다. 신주쿠에서 한정거장이라서 가깝지만 막상 걷기엔 피곤하고, 한정거장 타고가기엔 돈 아깝고.
    더불어 오래전 일본에서 이슈된 지하철에서 술취한 사람을 구하려다 죽은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에 관한 곳이 바로 신오쿠보 역입니다. 지하철에 일본어와 한글로 새겨져있습니다.

    지금 쓰는 카메라가 너무 낡아서 (casio z50) 쓸만한 중고인 lx2 로 하나 장만하려 했는데 판매자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결국 구매하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512Mb 까지밖에 인식을 못하는 후진 카메라(8G 메모리가 있었음에도). 덕분에 매일 인터넷으로 백업해야 했다는... - 일본 인터넷 무지하게 느려요. -

    S로밍이라고 부르는 소프트뱅크 아이폰(3G) 렌탈해 갔습니다. 기본 2천원에 데이터 무제한 7천원. 총 5일이니까 4만5천원 이상 나올 듯. 단, 착신전환도 안해가서 전화는 한통도 안오고 걸지도 않았습니다. 회사하고는 야후메신저로 연락을 했습니다. (푸쉬 잘오네요). 집에는 간간히 이메일로 연락을.

    그외에는 구글 지도나 트위터용으로만 사용. 배터리 문제 때문에 자주 꺼내보는 지도나 교통편은 종이에 적는게 편하다는 결론을.

      ** 현지서 받을 아이폰 어플 목록 : 카카오톡,스카이프,트윗버드,N드라이브(윙버스지도),야후메신저 등..

    그러나 일본에서 어플을 받으려 하니 신규 머신 등록이라고 기존에 사용하던 카드의 머시기 번호 3자리를 넣으라고 합니다. 쉣! 나 그 카드 안가져왔는데. 현재 주력카드인 M카드는 비자 or 마스터가 아니고.
    아이폰이 완전히 고철로 변하는 순간, 다행히도 지갑속 구석탱이의 법인카드가 비자카드군요. 겨우겨우 계정 액티베이션.

    카카오톡을 주 메신저로 사용하려고 했으나 인증을 sms 로 해주네요. 로밍을 안해왔더니 받을 수가 없어서 카카오톡 사용불가. 그러나 예상외로 푸쉬기능 짱인 야후메신저가 선방.

    일본의 저질스런 3G 망으로 인해 skype 는 통화불가.


    항상 해보고 싶었던 여행지에서 엽서 쓰기에 도전했습니다. 이 엽서는 약 1주일쯤 후에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주희가 민솔이에게 보낸 약간은 자랑질 메세지. 염장 두번 찌르기.


    주희는 혼자서 일본사람에게 영어로 덤비는 씩씩한 모습도 보이고, 처음으로 타보는 기차, 비행기, 배 등에 매우 만족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엄마가 늘 강조하는 한자의 중요성도 몸소 깨닫고.

    주희는 아빠가 영어랑 일어랑 무지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일어는 한마디도 못하고 영어는 서바이벌 단어 수준입니다. 뭐 어짜피 그들도 네이티브 아니니까 단어가 쵝오!

    학교 빼먹고 댕겨온 것이라 그런지 동네에는 소문이 나서 스타가 되었군요. 나중에 커서 얼마나 기억하고 좋은 추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철없는 아빠가 딸래미랑 같이 도쿄를 누비고 다닌 것은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러나 다음에 다시 간다면 절대적으로 안데리고 갑니다.

    이제 그지 되서 한동안 자중해야 할 듯. 아이폰 사고 싶은데. 흑흑.

    ps. 참, 중요한 한가지 추가합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다 보니까 몇가지 조건이 있는데요.
    화장실에 혼자 가거나 목욕탕에서 혼자서 옷 갈아 입을 정도는 되야 합니다.
    또 하나는 밤에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거나 하면 안되겠죠? 평소에 충분히 아빠와 교감이 있어야 하다능 ^^
    2학년 정도되니 위 두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듯.


    * 트위터 외전.

    Sungbum Park(박성범)
    환승 잘못해서 전철표 날렸다. 아까워라. 디즈니랜드로 가는중. 주희는 아직도 비몽사몽.

    Sungbum Park(박성범)
    배타러 와서는 계란 또 까먹다가 배 놓쳤당. 30분 더 기다리게 생겼네. 오늘도 또 뻘짓 하나 추가. 쩝.

    Sungbum Park(박성범)
    생맥주 마시러 주희 버리고 탈출. 낮에 봐논 술집은 문을 닫아서 헤매다가 그냥 맥주 그림 보고 들어온 집. 네팔 음식점이었다. -_-; 양해를 구하고 맥주만 한잔 마시고 얼렁 나왔다.

    Sungbum Park(박성범)
    나와서 다시도전한 술집. 전자식 메뉴로 주문했는데 시키지도 않은 강남콩무더기가 한접시 나왔다. 이게 뭐냐고 물었고 점원과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기본인주가 영어로 뭐지? 스끼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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